*뜰팁 장기 상황극
<밤을 보는 눈>에 대한 스포가 있을수있습니다*
+와라니님 신청 감사합니다!
“왜…그런건데..”
소멸된후 공룡과 각별은 텅빈 세계에 놓여졌다.
저승으로 가기 전 마지막 창구로 보이는 그곳.
딱 두명밖에 없는 고요한 장소였다.
그 정적을 깬건 공룡의 말 한마디였다.
“…그야 방법이 옳지 않았으니까”
각별은 그저 담담하게 답했다.
떨리는 손을 뒤로 숨기며 감정을 숨기려 애썼지만
“하지만..너도 알잖아
내가 얼마나 동희를 보고싶었는지…
동희가 날 기억하기를 바라왔는지!!”
공룡은 그와 좀 많이 달랐다.
둘은 결국 말다툼을 시작했다.
“하지만 방법이 어긋났어!!
죄없는 영혼들은 어떡할건데!!”
공룡은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각별을
그 상태 그대로 가만히 노려보았다.
“내가 살아서도 죽어서도 원망하고 미워했던게
너였어.동희를 죽인게 넌데, 그런주제에
높은 자리에 오른다고? 그게 법이야?
난 이해 못해.이해 안해, 안한다고!!”
“동희를 살리는 대신 잠뜰을 살려냈을뿐이야.
그래서 높은곳에 오를수있었잖아.
난..동희를 죽이지 않았어.
그냥...수술이 늦어진것뿐이라고!”
한참동안 서로를 비방하는 말을 쏟아낸 그들은
어느새 시간이 흐르고 지쳤는지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면 둘 다 알고있었다.
아무리 싸운다고해도 동희의 일은
누구의 명확한 잘못은 아니라는걸.
수술을 해주지 못한 각별의 잘못도 아니고
그 때문에 집에 불을 지른 공룡의 마음도
이해가 안 가는건 아니라는걸.
투둑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슬그머니 고개를 돌린 각별은
공룡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보았다.
“내 인생의…전부는…동희였다고”
각별은 신경쓰였는지 멍하니 다른곳을 쳐다보았다.
잠뜰은 살렸지만 동희는 죽었다.
세계는 구했지만 각별과 공룡은 소멸되었다.
이곳에선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다.
“..미안해”
전에는 전하지 못했던 말
동희를 살릴수있음에도
외면했던 자신을 인정하는 말
어쩌면 잠뜰대신 동희가 살아있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잠뜰을 수술하는데 집중했고
결과적으로 동희는 먼길을 떠났다.
“진짜..미안해”
각별이 그를 돌아보지 않았어서,
공룡의 마음에 공감하지 않았어서.
공룡은 각별의 말에 마음놓고 눈물을 터트렸다.
그에 덩달아 각별도 울음을 터트렸다.
“진짜..정말로..미안해 형”
눈물이 잦아든 공룡은 각별에게 말을 꺼냈다.
“나도..알아 잘못되었다는걸…이런 내모습
동희가 보면 슬퍼하겠지?”
“..응 아마도..”
일어선 두 사람은 걷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세계였지만
어딘가 출구가 있을거라고 믿으며.
그들의 마음속에 항상 남아있던 응어리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