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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노곤도곤 2023. 4. 23. 13:05

그저 평범했던, 그래서 특별했던 생일

 

끼익 끼익

각별 외에는 아무도 없는 창가에서 흔들의자는 끼익거렸다.

“..벌써 1년이 지나갔네..”

어차피 날짜를, 년도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거의 영원불멸이나 다름없는 뱀파이어인 그였지만

어쩐지 날짜가 지나가는것이 슬퍼보였다.

수많은 달력들이 한무더기로 쌓여있었고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문은 항상 열려있었다.

“정말.. 이렇게기다리게 할거냐고..”

4 23 몇백년을 살아온 그는 수없이 맞아왔었고

수많은 날들  하나였을뿐이었는데..

어쩐지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 드는건..

잠뜰과 함께 했던 특별했던 생일이 있어서였던것같다.

그는 눈을 감고 기억에 빠져들었다.

탕탕탕!

나쁜 건일찍 배운다더니 눈을 열어젖히며 들어온 잠뜰은

이른 잠을 갑자기 깨우며 말을 건넸었다.

오늘 몇일이지? 각별 알고있어?”

“으어어..아니 달력을 보던가..”

에이 너가 아냐고 한 거잖아!빨리 따라 나오기나 하라고!!”

언제 들어왔는지 공룡도 합세했다.

결국 각별은 억지로 이끌려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각별? 드디어 나왔구나!”

“.. 왜이렇게 늦는거야”

밖에서는 덕개와 라더가 그들을 기다리며 서있었고

수현의 집에서 후다닥 나오는 수현도 보였다.

아니 뭐가 그렇게 급해서 자는 사람을 깨워!”

역시나 잠의 요정이라 그런가 다른것에 초점을 두고있었다.

오늘은! 특별하잖아!”

? 뭐가 특별해?”

각별의 질문에도 모두가 답해주지 않았다.

야야 잠뜰 잡아!!”

그새 공룡은 언제 가져왔는지 비행 보조 장치를 장착했다.

그거  쓴다고!! 야아  미친!!”

잠뜰은 보자마자 바로 뛰기 시작했지만 

역시 뛰는 인간보다는 나는 드래곤이  위였다.

 이제 가보자!! 언데드, 꿈요정, 어르신은 걸어서

뒷산으로 오세요!!”

 말을 남기고 공룡은 잠뜰과 날아가버렸다.

그들의 뒤를 마법을 쓰며 덕개가 따라가는것이 보였다.

이왕 이렇게 된거 언데드 쓰실래요

그를 멍하니 바라보던 라더가 묻자

남은 두명 모두 고개를 저었다.

절대 반대..차라리 걷고말지..”

“흐어어.. 언제까지 올라가..”

그냥 언데드 쓰자고요..”

모두가 칭얼거리며 산을 올랐다.

마침내 도착한, 공룡과 덕개가 날아간 그곳은

잠뜰과 사진을 찍었던, 바로  바위였다.

무언가 다른게 있다면 그곳에 놓인 거대한 책상 하나

생일축하합니다!!”

!

마법불꽃이 하늘을 수놓았으며 

케이크의 촛불에는 불이 붙었다.

각별은 이게 무슨일인지 어리둥절하며 모두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모두가 역으로 각별을 바라보았다.

 생일 주인공 소원 빌어야지?”

잠뜰의 말에야 각별의 머릿속에 날짜가 떠올랐다.

4 23, 그의 생일

이렇게 인간식으로 축하받은건 거의 처음이었다.

얼떨결에 앞으로 나오게  각별은 잠시 고민하다가

눈을 감고 무언가를 중얼거린  불어서 불을 껐다.

 비록 만난지 얼마 안됐지만안 됐지만,내가 죽기 전까지는

각별 생일 모두 챙겨주고 갈게!”

잠뜰의 말에 수현이 다가와 축하의 말을 쏟아냈다.

 생일 축하해 진짜 몇번째 생일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서양 나이로 나이 한살  먹었네 정말 정말 축하해 각별

뭔가 중간에 멕이는게 들어가있었는데?”

분명 축하의 말이지만 뭔가 껄끄러운 느낌에

각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각별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드립니다

 후에 간략한 덕개와 라더의 생일 축하가 있었다.

“야아아!! 공룡 내려와!!”

어쩐지 한명이 없어보이자 잠뜰이 하늘에 소리쳤다.

아니나 다를까 공룡은  위에서 날아다니며 

마법 불꽃을 모으려 애쓰고있었다.

 덕개 아저씨!! 저거  없애버려요!!”

잠뜰의 말을 듣자 공룡은 거의 바로 위로 

하나 남은 불꽃을 향해 손을 뻗었다.

!

순간적으로 공룡 앞의 불길이 커지고

깜짝 놀란 그는 그대로 떨어져 바위 위로 추락했다.

“으아.. 아니  놀래키는데요!!”

아니 각별한테 축하한다고 해줘야지!!”

덕개의 말에 공룡은 그제야 뒤돌아 축하의 말을 전했다.

! 맞다 각별 생신 축하해요 어르신! 앞으로도 오래오래

사시고  집이랑 돈은 저한테 물려주는걸로”

너무나도 속이 뻔히 보이는 말에 각별은  웃으며 답했다.

누구세요?   받기 전에 너가 죽을걸?”

ㅋㅋ너무하네

공룡은 웃음을 터트리고 나서 제대로  축하를 건넸다.

일단! 생일 너무 축하해! 선물은 없어 그럼 이만!”

아니 이것도 그다지 제대로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말이다.

 후도 대충 비슷하게 흘러갔다.

케이크를 나눠먹고, 도시를 전부 둘러보며 추억 회상도 하고,

가장 재미있었던건 역시 잠뜰의 집에 

다같이 쳐들어가는거였지만 말이다.

뭐야 게임기는  맨날 똑같아?”

정공룡 너만 하잖아 너가 사오던가”

각별 생일이니까!  하고 놀거야?”

떠들썩하게 시작해서 흐지부지되었지만

함께 있단   자체만으로도 좋았던 날이었다.

똑같은 풍경이자 지금은 볼수 없는, 익숙한 풍경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각별은 서서히 눈을 떴다.

“.. 보고 싶네”

그와 다르게 이번 생일은 조용하게 지나갈것이지만 말이다.

쓸쓸한 생일날은 그대로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