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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다섯번째 이야기

노곤도곤 2024. 7. 3. 00:33

수박없는 수박화채

 

어느새 비도 다 그치고 

수박 화채를 만들기로 한 날의 아침이 밝았다.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온 잠뜰이 

얼음을 동아리실 아이스박스에 넣어놓고있을때

다른 누군가가 와 동아리실 문을 열어젖혔다.

“어? 뜰누나? 벌써 와있었네?”

온갖 과일 통조림을 두손에 가득 든 덕개였다.

“왠일로 지각도 안 하고 제시간에 왔네?“

”나도 맨날 늦잠만 자는건 아니거든…“

황도, 파인애플 등 온갖 달달한 과일 통조림이

아이스박스 옆에 차례차례 쌓이고있을때였다.

”좋은 아침! 벌써부터 여기 있네?“

열려있는 문 사이로 수현이 들어왔다.

커다란 사이다병이 눈에 띄게 손에 들려있었다.

”짜잔! 제일 큰 걸로 가지고왔지!“

동아리 시간은 6,7교시이므로 한참 남았지만

벌써부터 모인 세명은 수박화채를 기대하며

더위를 버텨내고있었다.

비가 그쳤음에도 더위는 한풀 꺾이기는커녕

더 한여름의 날씨에 가까워지며

에어컨없이는 버틸수없는 더위를 만들고있었다.

“으아…뜰누나 얼음 하나만 꺼내자…”

아이스박스를 열려는 덕개를 제지하며

잠뜰은 잔뜩 지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동아리실 에어컨 곧 켜질걸…”

그 말에 수현이 바로 벽의 에어컨 조종장치를

이것저것 눌러보며 물었다.

“벌써 틀어도 되는거였어? 반에선 안되던데”

“…사실 안 켜지는게 맞아. 희망사항이었어”

맥빠지는 잠뜰의 대답에 

다시 수현도 아이스박스 가까이 와 앉았다.

다행히 얼음이 잔뜩 들어있는덕분인지

아이스박스 근처는 아직 냉기가 흘렀다.

그들이 간신히 더위를 식히고있을때

“으…더워…”

동아리실 안으로 각별이 걸어들어왔다.

아니, 쓰러졌다고 해야 맞으려나.

”각별형 왔어?“

”챙겨오기로 한 재료는 챙겨왔어?“

덕개와 수현의 인사에 그는 가방을 뒤적거리다

큰 철 양푼 하나와 언 귤들을 던져놓았다.

“오오, 챙겨오긴 했네?”

잠뜰도 가까이 다가와 재료를 확인하고 말했다.

“근데 다들 반에 안가? 왜 다 여기있어?”

그냥 동아리실에 누워버리며 각별이 묻자

“반에는 사람 더 많아서 배로 더워!”

“에어컨 없어도 여긴 나름 시원한편이니까…”

“맞아. 반에 에어컨 원래 안 켜주는거야?”

수현 잠뜰 덕개의 즉각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도 다들 교무실은 안 가네?“

각별이 내뱉은 말에 바로 잠뜰이 대꾸했다.

”지금 시험 출제 기간이야. 어떻게 들어가“

”아 근데 오면서 본건데 라더 교무실

에어컨 앞에 있긴 하더라“

덕개의 말에 수현이 멍하니 대답했다.

“그럼 수박도 시원하겠네…

라더가 가져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수박? 걔 오늘 가방 안 들고왔을텐데”

결국 아이스박스를 열고 

얼음을 하나씩 손에 든 각별이

이상하다는듯 말을 꺼냈다.

“…설마 우리 수박화채 못 만드는거 아니겠지?”

“라더라면 잊어버릴수도있을것같고…”

결국 그 걱정은 사실이었다는것이 밝혀졌다.

7교시 동아리시간 직전에야 

라더가 그들에게 찾아왔다.

“나 수박 잊어버리고온것같은데?”

“역시나…”

“뜰누나, 뭐 예비용으로 가져온거 없어?”

“애초에 우리집에 수박이 없었다니까”

덕개와 잠뜰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수현과 공룡이 재료를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그럼 우리 과일통조림이랑…사이다, 얼음

이정도 있는건가..”

“그래도 바로 나 공룡이 과일을 들고왔다는 사실”

“그냥 아무거나 시원한거라도 슬슬 만들자”

“그래, 어쩔수없지…그냥 만들자”

먼저 각별이 다가와 사이다 뚜껑을 열었고

모두들 다가와 재료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결국 수박을 뺀 모든 재료가 들어간

수박 없는 수박화채가 완성되었다.

“근데 뜰누나, 이건 그냥 과일화채 아니야?”

“그게 그거지 뭐. 그냥 먹기나 하자“

”아 진짜, 라더가 수박만 챙겨왔어도“

”정공룡 아무리 그래도 그만 좀 그러지?“

더워서 그런지 모두가 짜증을 내며 만들었지만

모두가 화채를 나눠받은 후부터는

짜증과 불만이 다 사라졌다.

”와 공룡이 챙겨온 과일들 진짜 맛있다!“

맨 처음 말을 꺼낸 수현에 이어

모두 화기애애하게 말을 이어갔다.

”내가 아무리 그래도 맛있는거 챙겨오지, 안그래?“

”하긴 정공룡이라면 그럴것같긴해“

”뭐야, 결국 수박 없어도 맛있게 잘 됐네“

”라더야, 그래도 수박 안 챙겨온건 좀 그렇지 않아?“

”진짜 다음부터는 잘 챙겨올게! 이번은 실수고“

”결국은 맛있게 됐으니까 그럴수도있는거지!"

모두가 다시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그들은 시험 직전 마지막 동아리시간을

잘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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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실제로 전 오늘 기말시험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