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곤도곤 2024. 4. 1. 23:42

만우절

 

어느새 만우절 아침이 밝아왔다.

학교는 그때문인지 교문에서부터

떠들석한 소리가 들려왔다.

“야야! 너희반 이름 가져간다!”

“우리반이랑 반 바꿀사람!!”

“빨리 와서 책상들 다 돌리고 앉아!”

복도부터 반까지 모두들 들뜬 분위기였다.

교무실 앞에까지 사람들이 가득 차

쉴새없이 떠들고 웃으며 장난을 계획중이었다.

잠뜰은 천천히 구경하며 자신의 반으로 향했다.

교장실에는 3학년 4반 이름이 꽂혀있고

도서실에는 화장실 이름이 꽂혀있는 상황이었다.

곳곳에서 수많은 학생들은

반 이름들을 가지고 돌아다니고있었으며

아에 반 학생들을 바꾼 반도 있었다.

“수현아 이러면 좀 과학쌤같아보여?”

계단앞에서는 세 학생이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나 아버지 안경이랑 코트까지 챙겨나왔다고“

안경알도 없는 안경을 쓰고 코트를 늘어뜨린 그는

거의 100미터 밖에서 봐야 겨우 과학선생님과

닮았다고 말할수 있을정도였다.

그 옆의 학생도 말을 보탰다.

”난 수학쌤같이 보이려고 교복바지 입고왔어“

”덕개야 오늘 너희반 체육 있지않아?“

”아 맞다!“

잠뜰은 그들을 지나쳐 다른곳으로 향했다.

”각별선배!! 머리 자르셨습니까?“

”아니 가발인데 좀 달라보여?“

”이제는 귀신처럼 안 보이네요 아쉽다”

“뭐? 머리 확 자를까?”

섞이고 섞인 반 이름탓에

화장실에는 1학년 2반이 꽂혀있고

잠뜰의 반에는 교무실이 꽂힌 등 난리도 아니었다.

그걸 보면서 한숨을 내쉰 그녀가 

문을 열려 고개를 돌린순간 앞문 유리에

얼굴을 대고있는 누군가와 눈을 마주쳤다.

“잠깐만…이런건 왜 붙여놓는거야..?”

세계 각국의 유명한 지도자들,

혹은 선생님이나 유튜버들 등

온갖 사람들의 사진을 오려 붙여놓은것같았다.

그 문을 열고 들어선 교실은 더 난장판이었다.

책상과 의자를 뒤집어놓거나

탑으로 쌓거나 뒤를 보게 돌려놓고

교실 시간표나 안내사항들을 거꾸로 붙여놓는등

반 친구들도 만우절에 진심인것같았다.

이미 일찍 온 몇몇은 교탁을 가운데 두고 

다른 책상들을 교탁 둘러 놓는걸 계획중이었다.

물론 이런건 다른 반도 마찬가지였다.

”덕개야! 2학년 수업은 어떤지 봐라“

”근데 나 여기 와도 되는거야?“

”어차피 오늘 한명 결석했으니까 앉아도 될걸?“

”수현형까지 그러지 마“

그들은 사물함의 번호를 섞어두고

자리를 뒤죽박죽으로 앉는등

일부로 누가 누구인지 알아볼수 없게 꾸몄다.

”나 그거때문에 오늘 후드티도 안 쓰고온거 알아?“

”정공룡 넌 그냥 벗고다녀..“

”내 아이덴티티 없애지 마!“

그때쯤 조례를 위한 종소리가 울렸다.

물론 평범하지 않은 노래로

“-아아, 이번역은 조례, 조례 입니다.

지각한 학생들은 뒷문으로 들어오시길 바랍니다-“

”저거 지하철역에서 들은것같은데?“

심지어는 방송반까지 만우절 이벤트에 동참했었다.

“-안녕하십니까 학생, 그리고 선생님 여러분.

활기찬 아침을 위해 저희 방송반에서 준비한 

만우절 이벤트였습니다.

그럼 즐거운 학교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을때는 더했다.

책상들로 교실 한가운데 탑을 만들고

의자에만 앉아있는 교실에

모두 복도쪽이나 창문쪽을 보고 앉아있는 교실

땅을 보게 책상과 의자를 두고 그 위에 앉은 교실

그리고 유명한 사진을 따라해

운동장으로 책상 의자를 가져간 교실이나

모든 책상 의자를 뒤로 돌리고

옷까지 뒤로 입은 교실까지

다양한 유형이 나왔다.

”다들 그래도 정도껏 하고! 수업 제대로 들어라!!“

담임쌤이 나가고서야 반 바꿔 온 학생들의 웃음과

수다소리가 들렸다.

특히 1교시부터 반 이름탓에 잘못 들어온 쌤들에

모든 반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점심시간, 거의 모든 학생들이

급식실에서 나와 교실이나 복도에서

수다를 떨며 돌아다니거나

체육관, 운동장에 모여서 놀고있을 시간이었다.

“그동안 쭉 좋아해왔습니다! 사귀어주시죠!!“

그 유명한 ‘만우절 고백’이 터졌다.

그것도 운동장 한 가운데에서 큰 소리로

모든 반에서 학생들이 창문으로 몰려들었고

2층에 반이 있는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뛰어왔다.

‘만우절 고백’은 항상 유명했다.

받아주면 커플이 되고 안 받아주면 장난으로 넘기는

고백하는 쪽이 진심일 가능성이 높은 장난 아닌 장난.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쪽으로 많이 유명해질것같았다.

“선생님!! 그동안 수업하시는거 보고 반했습니다!”

2학년 여러명이 꽃다발을 들고

운동장에서 선생님에게 고백한것이다.

순식간에 또다시 수많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덕개야 이렇게 된 김에 너도 쌤한테 고백 해보지?”

“절대 안해”

“왜 장난인데 한번 할수도있지”

장난식으로 말하며 창문에 기대어 떠드는 학생들

“각별선배 뭔가 재미있는 일 난것같다니까요? 

그 컴퓨터 좀 놓으시고요!”

“이미 너가 끌고나왔잖아…재미있는일 어디 있는데”

밖으로 뛰쳐나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수소문하는 학생들

“다들 뭔 일 났어? 사고친건 아니지?”

그리고 학생회까지.

점심시간 소동은 학생회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5교시를

알리는 종소리에 결국 끝이 났다.

이때의 종소리까지도 지하철 음악소리였다.

그렇게 학교에서 일어난 큰 만우절 사건들은 끝이났다.

더보기

놀랍게도 오늘 일어난 일에 각색과

다른 경험들을 섞은 100% 사실입니다.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까 정말 정신없긴하군요

여러분의 만우절은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