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네번째 이야기
동아리 준비하는 날
어느새 기말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여름의 어느날이었다.
밖에서는 비가 추적추적 내려 열기는 식혀졌지만
비 때문에 느껴지는 습도는 어쩔수없이
더욱 찝찝하고 덥게만 느껴지고있었다.
“으…더워”
어차피 모든 수업이 자습으로 돌아가는김에
그들은 수업을 째고 다같이 동아리실로 모였다.
핸드폰도 가지고 놀것도 없는 그들이 할것은
결국 공부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아….포기할까“
의욕을 잃었는지 책상에 누워 낙서나 끄적이고
포기하겠다고 중얼거리는 수현과
기술가정시간에 만들었다는 태양광 자동차를
가지고 놀며 딴짓하는 각별,
공부같은건 일찌감치 포기하고
저 구석에서 놀고있는 라더와 공룡,
그리고 이미 깊은 잠에 빠져버린 덕개까지.
어쩌만 당연한 결과지만 점뜰 외에는 아무도
제대로 된 공부를 하고있지 않았다.
”다들 집중 안해? 이러다가 성적 떨어진다“
잠뜰이 모두를 다시 공부에 집중시키려했지만
“으어…공부하기싫어…”
자동차를 내려놓자마자 축 늘어지는 각별과
“이번 기말만 던지고…다음 중간부터 잘 하면…”
이미 포기했는지 중얼거리기만 하는 수현,
“뜰누나, 난 공부에 적성이 없어”
당당하게 외치는 라더와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
맞장구치며 다시 놀기 시작하는 공룡.
“…으에?”
마지막으로 이제야 깨어난 덕개까지.
아무리 봐도 다들 공부를 할것같진않았다.
결국 잠뜰또한 문제지를 덮을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보니까 내일이 동아리날인가?”
문득 생각났다는듯 중얼거리는 잠뜰의 말에
모두가 갑자기 열정적으로 말하기시작했다.
“뜰누나! 이번에는 좀 시원한거!”
“시험 공부 하느라 머리 아픈데 달달한거!”
“몬스터나 커피는 안되겠지…”
”자,잠깐!! 천천히 한명씩 말해달라고!!“
순식간에 쏟아지는 요청에 잠뜰은
메모장을 붙잡으며 모두를 말리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수많은 의견들이 쇄도하고
그들은 드디어 하나의 결론을 낼수있었다.
”그러니까…시원하고, 달달하고, 재료 간단하고,
그러면서도 맛있고 빨리 만들어야한다고?“
생각보다 어려운 조건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괜찮은 음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은?“
”그걸 어떻게 만들어…“
첫번째로 골똘히 고민하던 덕개의 의견도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협동해 빙수는…“
”이미 한번 했잖아. 보고서도 써야하는데?“
공룡의 들뜬 마음도 바로 거절당한 후
”그럼…수박 화채?“
”화채라…재료도 간단하고,
시원하고, 달달한거 맞네!“
드디어 라더가 쓸만한 아이디어를 냈다.
그에 바로 수현이 맞장구치며
재료를 분배하기 시작했다.
“어…먼저 수박화채니까 수박 필요하고!”
수현의 말에 바로 공룡이 이어 말했다.
“사이다! 무조건 필요한건 이 둘이지”
그 후에는 착착 진행되었다.
딴짓하던 각별도 멈추고 의견을 내고
“과일 통조림도 필수적이지”
덕개도 이어서 재료를 추가하고
“과일 통조림 쓸거면 젤리도 같이 넣죠?”
잠뜰이 판을 키우기 시작했다.
“수박만 넣기에는 아쉽지않아? 다른 과일은?“
간신히 다 받아적은 수현이 모두에게 물었다.
”다들 가져올수있는 과일 뭐 있어?“
“아 겨울에 얼려둔 귤 몇개 있던가..”
“우리집에는 복숭아 몇개 있을걸?”
”사과랑, 키위랑, 포도랑…뭐 많은데?“
귤과 복숭아같이 챙겨올 과일이
한개만 있다는 각별, 잠뜰과는 다르게
역시 공룡은 여러 과일 이름을 줄줄히 읊었다.
“그,그럼 일단…다들 과일 가져올수있는건
가져오고! 사이다 가져올사람?”
상황이 점점 진정되가고
겨우 공부할 상황이 되었을때
”어! 종쳤다!!“
”예에! 점심시간!!“
어렴풋이 들려오는 종소리에
공룡과 덕개가 바로 일어나 뛰쳐나갔다.
”각별선배! 피구 한판 가시죠!!“
”나도 점심 좀 먹자…“
잠뜰이 그들을 부를새도 없이 이미 각별과 라더도
문 밖으로 나가고있었다.
”에휴…그럼 수현아..?“
남아있을 수현을 찾아 뒤돈 잠뜰은
아마 공룡과 덕개보다 먼저 뛰쳐나갔는지
아무도 없는 동아리실을 마주했다.
”아, 오늘 점심 돼지고기구나..“
결국 뒷정리를 마친 잠뜰은
혼자 여섯의 소지품을 모두 들고
간신히 자신의 반으로 돌아올수밖에 없었다.
비가 슬슬 멈추고 무더위도 한풀 꺾이기 시작할
어느 하루의 점심시간이었다.
어쩌다보니까 만드는 과정은 뒤로 미루고
준비 과정만 넣게 됐군요
최대한 빨리 만드는 화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